«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Recent Posts
관리 메뉴

YEOUL WORLD

[제주도 여행] 서귀포 야경 새연교 산책 본문

여행

[제주도 여행] 서귀포 야경 새연교 산책

A+ 2018. 12. 13. 00:30



다소 아쉬운 맛이긴 했지만, 시장 음식으로 든든하게 저녁을 해결하고 소화도 시킬 겸 야경 예쁘기로 소문난 제주 서귀포 새연교에 산책을 다녀왔다. 인터넷에서 제주도야경으로 꽤 유명한 곳이라 산책로도 잘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착각이었을 뿐. 가는 길이 만만치는 않았다. 우선 첫 번째 난관이 천지연 폭포 사거리에서 골목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는데 비탈길이고 가로등이 어두워서 조심조심 내려와야 한다. 어두우니까 그냥 사람이 지나가는 건데도 나 혼자 움찔하면서 경계하고 그랬다. 그리고 아래로 더 내려가다가 나오는 평지 갈림길에서는 칠십리교 방향인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오른쪽 길에 불빛이 잘 되어있지 않았고 얘기하며 걷다 보니 나도 모르게 왼쪽 길로 걸어가 버렸다. 한참 걸어갔는데 아무리 걸어도 새연교가 나오는 것 같지 않았고, 앞으로 나올 것 같지도 않았다. 왠지 더 멀어지는 기분이라 때마침 보이는 경찰서에 들어가 해양경찰들에게 길을 물어보았더니 반대편이라고 하셔서 다시 돌아갔다. 산책길이 잘 되어있어서 내가 착각했던 곳은 횟집이랑 복지회관이 있는 곳이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라 길이 잘 되어있는 것 같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모르고 계속 더 걸어갔으면 서귀포항까지 갈뻔했다. 올바른 길은 높이가 다른 하얀색 조명이 있는 칠십리교를 지나 쭉 직진으로 어두운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길이 복잡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가로등이 너무 띄엄띄엄 있는 데다가 불빛이 어둡기까지 해서 좀 무서웠다. 전형적인 옛날 가로등의 어두운 주황색 불빛이었다. 더욱이 걸어가는 동안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여기가 맞는지 확신이 없었는데, 포기하지 않고 어두운 곳 사이로 계속 가다 보니 어느새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 직전까지 헷갈렸던 게 마지막에 꺾어서 들어가야 하는데 건물들 때문에 다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들 건물에 속지 말고 끝까지 계속 걷다 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새연교에서 얘기도 하고 여유를 즐기며 야경을 구경했다. 돌이켜보면 제주도 여행 중에 가장 여유를 즐긴 시간인 것 같다. 호텔에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하는 만큼 바람을 쐬다가 돌아갔으니까. 길을 헤매느라 한참 돌아가긴 했지만, 저녁이어서 다음 일정에 무리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아무래도 낮에 여행을 다닐 때는 해가 지기 전에 내가 정한 일정대로 다녀야 한다는 압박이 약간은 있다. 이왕 온 거 알차게 보고 가면 좋다는 생각에 더 부지런하게 다니는 편인데, 버스로 관광을 하게 되면 이동시간도 많이 걸리고 환승, 정류장에서 목적지까지 찾아가기 등 이것저것 사소하게 신경 쓸 일이 많다. 특히나 이날은 버스도 잘못 타고, 오전에 날씨도 엉망이어서 중문을 구경하지 못했기에 날씨를 살짝 원망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다행히 서귀포 날씨는 괜찮았고 숙소 위치가 좋아서 이렇게 저녁 산책까지 올 수 있어서 좋았다.



앉아서 얘기도 하고 바다를 보고 있으니까 오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기는 했는데 날씨가 날씨인지라 사람이 북적이는 정도는 아니라서 혼자 산책간다면 꽤 무서울 수 있을 것 같다. 여름에는 열대야도 있고 하니 엄청난 핫플일 것 같지만 말이다. 그리고 바닷바람이 강해서 시내 중심지보다 더 춥다. 혹시나 겨울에 마실 가려는 사람들은 옷을 단단히 챙겨입고 가는 것이 좋다. 솔직히 새연교가 막 예쁘다고 하기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바다라서 어두컴컴하고 볼 것도 없었다. 사진을 많이 촬영하지 않은게 아니라 사진에 보이는 게 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에도 그냥 좋았던 시간이다. 바람이 많이 불기는 했지만, 오전에 살인적인 추위를 경험해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춥지는 않아서 걸어 다니거나 앉아있기에 나름 괜찮았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좋았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다리 끝에 새섬으로 가는 계단이 있는 것 같았다. 어둡기도 했고 가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가족들 혹은 친구들과 함께 무리로 온 사람들은 그 길로 가는 것을 보긴 했다. 의자에 올라가서 친구들끼리 시끌벅적하게 인증샷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가는 길이 어둡긴 하지만, 주변에 숙소가 있다면 걸어서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