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s
관리 메뉴

YEOUL WORLD

치질수술 후기 D-DAY ② 척추마취 고통 느낌 치핵 용종제거 본문

생활정보

치질수술 후기 D-DAY ② 척추마취 고통 느낌 치핵 용종제거

A+ 2021. 2. 6. 10:33

먼저 척추마취를 하기 위해 의사샘 쪽으로 등을 지고 새우 자세를 하라고 한다. 무릎을 가슴 쪽으로 바짝 끌어당기고 어깨는 뒤로하라는데 자세가 쉽지 않다. 시킨 대로 열심히 했는데 뭔가가 잘못됐는지 남자간호사가 힘으로 어깨를 눌러 자세를 잡는데 좀 아팠음.

 

그리고 등에 주사바늘이 들어갈 위치를 찾기 위해 의사샘이 척추뼈를 만지는데 이때 아플까 봐 진짜 긴장했다. 내적 긴장감 최고조. 마음속으로 식은땀 한 바가지는 흘렸다. 하지만 다행히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등이 조금 둔감한 부위여서 그런지 딱히 느낌은 없었다. 속으로 엄청 안도했다.

 

나처럼 척추마취 처음인 사람은 아픈지 고통이 어느정도일지 궁금할 텐데 개인적으로 엉덩이 주사 맞는 거랑 비슷했다. 주사바늘 느낌이 들긴 하지만 막 엄청 아프거나 고통스러운 정도는 아니었다. 준비실에서 무통을 달고 수술방에 들어간 거라 그럴 수도 있다. 근데 이상했던 점이 하나 있다.

 

분명히 병원 홈페이지에 마취과 선생님이 따로 있었는데, 담당샘(외과)이 마취를 한다. 조그만 의원도 아니고 외과의사 여러 명에 항문수술 케이스가 많은 곳인데 뭐지 싶었다. 당시에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못 물어봤다. 다른 곳도 이런 식인지 궁금.

 

마취 후에는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베드가 비스듬하게 세워진다. 발끝에 힘을 주고 있었는데 마취의 효과로 쥐나듯이 힘이 스르륵 빠진다. 이때 두통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고개를 절대 들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고개를 옆으로 하고 엎드린 자세로 수술을 받는다. 고양이 자세 아님.

 

그리고 하반신마취하면 살짝 불편함이 느껴질 수 있다고 눈 붙이라며 진정제를 놓아주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5년 전에도 잠을 안 잤었는데 이날도 역시나 말똥말똥했다. 그래서 선생님이랑 얘기하면서 수술했다.

처음에는 엎드린 자세라서 크게 민망할 것이 없었는데 마취 후부터 약간 굴욕일 수 있다. 주사액을 넣고 나면 아주 빠르게 간호사들이 바지를 벗기고 내 엉덩이를 양쪽으로 완전히 벌려서 테이프를 붙인다.. 진짜 쫙쫙 벌린다.. 하...

 

여자 환자들은 여자 선생님 일부러 찾아가는데 막상 이런 일은 남자 간호사들이 해서 여자샘 찾아간 의미가 없구나 싶었다. 의료행위이긴 한데 미리 안내된 사항이 아니라서 다소 당황스럽달까. 그래도 집도의는 샘이니까.. 라며 위안을 삼았다.

 

5년 전에는 여성병동 비슷하게 여성팀이 있어서 간호사도 여자로만 들어왔었는데 이 부분은 병원바이병원인 것 같다.  어차피 의료행위이고 그들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항문 중에 하나일 거지만, 나이가 어리거나 부끄러움이 많아 조금 신경 쓰인다 싶으면 수술팀 구성도 잘 알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다른 수술과 다르게 내 의식이 멀쩡한 상태다 보니 조그만 것도 신경 쓰일 수 있다.

그렇게 준비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처음에는 선생님이랑 조잘조잘 얘기했는데, 내 항문에 더 집중해줬으면 해서 그 이후로 일부러 말을 걸지 않았다. 수술방이 유리로 되어있고 옆으로 고개를 눕히고 있었기에 샘 모습이 비쳐 보였는데 아주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제발 3차 재수술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끝나기를 기다렸다.

 

나는 치핵보다도 용종제거 때문에 치질수술을 결정한 거라서 끝나고 난 뒤에 제거한 용종을 직접 보여주신다. 검진할 때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봤을 때는 엄청 커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아주 조그만 아이였다. 이게 날 괴롭혔다니.

 

보통 항문 용종은 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혹시 모르니 조직검사를 해서 결과를 알려준다고 한다. 척추마취 풀리는시간은 약 4시간이고 그 시간 동안 고개를 들면 안 되기 때문에 의학드라마에서 보던 대로 누운 채로 병실까지 이동하게 된다. 난 너무 멀쩡한데 환자가 된 것 같아서 날 옮겨주는 간호사에게 환자가 된 것 같다고 하니 환자 맞다며 웃었다.. 나 진짜 멀쩡한데.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