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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수술 후기 D-1 수술준비 둘코락스 좌약 본문

생활정보

치질수술 후기 D-1 수술준비 둘코락스 좌약

A+ 2021. 2. 4. 17:43

고등학교 학창 시절 딱딱한 학교 의자에 오래 앉아있던 탓에 변비가 심했었다. 원활한 배변활동을 위해 바나나 주스도 만들어 마시고 운동도 해보았지만 별 차도는 없었다. 그래서 딱딱한 변으로 인해 항문이 찢어지는 것은 일상이었고, 결국 수능이 끝난 뒤 치질 수술을 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5년 후 재발했다는 진단을 받게 된다. 그동안 병원 진료는 받지 않았지만, 불편함이 느껴질 때면 좌욕도 하고 연고도 바르며 관리를 해왔었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나에게 수술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이다. 어렸을 때는 멋모르고 했었지만, 이제는 해봤기에 더욱 무서운 마움이 크다. 회복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기 때문이다. 재수술만큼은 정말 피하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진료차 방문했다가 그런 결과를 접하게 된 것이다.

 

5년 전과 상태는 조금 달라졌다. 특히나 이번에는 용종이 생겨서 수술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조직검사를 해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항문 꼬리에 생기는 용종은 대장 같은 곳에 생기는 것만큼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문제는 치핵과 비슷한 위치에 생겨서 항문소양증(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치핵도 꽤 많이 진행된 상태라고 하셨다.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서 담당 의사선생님이 수술을 종용했다면 더 하기 싫었을 텐데, 진료 후 팩트만 말씀해주셨고 결정을 내게 맡기셨다. 내가 느끼기에 불편함이나 증상이 그리 심한 편은 아니었기에 용종은 언제든 제거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좋았다. 하지만 용종은 이미 생긴 이상 자연적으로 없어질 수 없고, 마찰로 인해 점점 커질 수 있기에 하루라도 빨리 제거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정하게 됐다.

 

담당 선생님이 굉장히 정확하게 말씀해주시고 여러 질문사항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신뢰가 갔다. 상담만 10분 넘게 한 것 같다. 수술 후에도 계속 소통해야 하는데 무뚝뚝하거나 거만한 의사한테 내 몸을 맡기기는 싫었다. 5년 전에 의사를 잘못 선택해서 입원 중에도 퇴원 후 외래 진료 때에도 매번 시비 걸듯 말을 해서 정말 짜증 났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치질수술은 대단히 어렵거나 고난도 기술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실력만큼 나와 잘 맞는 의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기본적으로 외과 의사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췄을 거라서 실력면에서는 의심을 하지 않았고, 시원하게 말씀해주셔서 신뢰가 갔다. 그래서 날짜를 정하고 둘코락스 좌약 1개와 준비사항을 안내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D-1 수술 전날 병원에서 정해준 시간에 관장약을 넣어야 한다. 둘코락스 좌약은 마치 총알처럼 생겼다. 몸 안에 들어가면 체온에 의해 녹으면서 작용을 하는 방식이다. 넣기 전 검색해보니 뾰족한 앞부분에 물을 살짝 묻히거나 손으로 녹이면 더 잘 들어간다고 한다. 나는 변기에 앉아서 넣었는데 의외로 잘 들어갔다. 문제는 화장실에서 다시 방으로 돌아올 때 이물감이 장난 아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녹는 느낌이 드는데 혹시나 액체가 아래로 흐를까봐 누워있었다. 20분 정도 지나니까 다리가 배배 꼬이기 시작했고, 25분이 지나니 아주 강력한 신호가 와서 화장실로 향했다. 한발 한발 내딛는 것이 천근만근이었다. 힘들게 도착해서 시원하게 볼일을 봤다. 느낌상 설사가 나올 것 같았는데 그냥 부드러운 변이 나와서 신기했다.

 

변을 보고난 후에는 항문 쪽이 다소 화끈화끈하면서 불편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렇게 끝일 줄 알았는데, 그 후 한 번 더 화장실에 다녀오고 나니 시원한 느낌이었다. 5년 전에는 좌약을 넣고도 변을 보지 못한 상태로 수술을 했었기에 신기한 경험이었다. 참고로 뒷처리 할 때 녹은 좌약이 휴지에 묻어난다.

준비물품을 꼼꼼하게 챙겨서 가방에 정리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걱정되는 마음에 쉽게 잠에 들지 않을 줄 알았으나 예상외로 꿀잠을 잤고 다음날 병원으로 향했다. 이 글을 몇 명이나 볼지는 모르겠으나, 치질수술 2회 경험자로서 앞으로의 과정도 연재 형식으로 올릴 예정이다. 솔직한 이야기를 위해 병원 이름이나 선생님 성함은 밝히지 않고 오로지 소감만 올릴 예정이니 양해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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